Bresson, Henri Cartier

Pont De L'Europe, Paris, France, 1932
Pont De L'Europe, Paris, France, 1932

"그 사람의 눈이 나를 빨아들이는 순간이 있다! 그 순간을 놓치지 마라!"


역시 시작은 이걸로 해야겠지. 워낙에 유명해서, 말할 필요조차도 없을 사진이다- 싶은거긴
한데. 그래도 빼놓을 순 없는건 그만큼 유명한. 일반적으로 브뤠송을 나타내주는 사진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기 때문에.


추후, 연출이었다는 말이 있긴 했지만. 연출이라 해도 이런 장면을 담아낸다는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겠지.

'결정적 순간'을 말하는 브뤠송. 흑백사진만 찍었으며, 오직 35mm Leica만 이용해 연출
되지 않은 다큐멘터리적인 사진을 찍었다고 하지. 사진을 찍으면, 제목은 붙이지 않고
장소와 연도만 기록했다고 해. 해석은 감상하는 사람의 몫이 된거지.
다른 누군가의 해석을 듣지 않는한, 각자 개개인의 세계에서 독자적인 해석으로 작품을
감상하고 접근할 수 있게 되겠지.

이 작품에서 주목해야 할 포인트는 중앙 좌측에 보이는 서커스 포스터의 동작과 뛰고 있는
남자의 동작 유사성.

사용자 삽입 이미지
Barrio Chino, Barcelona, Spain. 1933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마냥 바라보기만 해야한다. 바라본다는 것
그리고 그것을 배우는 것은 정말 힘든 일이다. 시간도 무한정 든다. 더욱
중요한 건 바라보는 작업을 진지하게 해야 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보면, 이 사진은 오히려 다가가기 쉬운 사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우선은,
주어진 사물이 몇개 되지 않아 사진의 구성을 파악하는데 그리 많은 시간이 들지 않고, 각
사물의 상관관계의 연결성을 구성해 보는데도 많은 시간이 들지 않거든.

Barrio Chino는 스페인 Barcelona에 있는 한 구역인데. 아마도 이곳에서 장사를 하던
청년이 아니었을까. 하루종일 피곤한 일상에 지쳐 힘겨워 하는 모습과, 누가 그렸을지 모를
벽의 낙서의 모습이 일치해서 작품을 그려내는- 그런 내용이라고 생각해.
실제의 인물보다 벽면의 낙서가 더 과장된 감정표현을 갖고 있서서 실존 사람의 감정이
더욱 확대되어 드러나 보이는게 아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Island of Siphnos, The Cyclades, Greece. 1961

"나에게 있어사진의 내용은 형식과 분리될 수 없다. 형태에 의해서 표면, 선,
명암의 상호작용의 엄격한 구성이 의미한다. 우리들의 개념과 정서가 굳어지고
전달될 수 있는 것은 이런 구성 내에서 만이다. 사진에 있어서 시각적인구성
오직 훌륭한 직관으로부터 생겨날 수 있다."

조형의 기초는 점과 선, 그리고 면으로 구성되고 여기에 등가라던가 여러 법칙들이 적용
되어 하나의 사물이 구성된다고 해. 이러한 법칙은 모든 것에 적용되는 거겠지. 미술이던
어디던. 사진 또한 그러한 관점으로 해석될 수 있으며, 그러한 관점으로 구성될 수 있겠지.
오히려 조형적인 요소를 지켜 담아내는 작품이 더욱 다가가기 쉽고 예술적인 감성을
풍기게 되는게 아닐까.

흑과 백의 대비. 여러 선들과 면들이 정형적으로 고정된 가운데, 정말 정 가운데. 어린
아이가 역동적으로 계단을 오르고 있어. 온통 정지 가운데 놓여진 활동성. 더 무슨 설명이
필요한걸까.

문득 누군가 한말이 떠 오르네. "예술. 아무것도 아냐. 그냥 받아들여!"

사용자 삽입 이미지
The Seats Opposite, Ronmania, 1975


"인간애의 뜨거운 관심이 다른 무엇보다도 우선해야 한다."


나는 본래, 그다지 사람에는 관심이 없었어서. 사진을 처음 마구마구 찍어대던 시절, 내
카메라의 대상은 오직 사물. 그리고 풍경뿐. 사람이라고는 취미활동으로 즐겼던 그것-.
말고는 전혀 없었다구. 그때의 나는 사람 자체에 대한 관심이 없었던 걸까.

조금 본격적으로 사진을 즐기고 있는 최근. 사람에 대한 관심이 생겨 망원렌즈를 구입하게
된 건 무슨 이유에서 일까. 사물과는 또 다른 매력을 느끼기 시작했다는게 사실이기는 해.
사물에는 없는 역동적인 무언가를 느끼고는. 각자 개개인의 인생이 펼쳐지는 다양한 삶의
시각이 독특하고 신비롭게 다가오기도 했었고. 그래서 요즘은 인물 찍는걸 즐기곤 하지.
다음엔 오로지 망원만 가지고 인물사진만 찍으러 갈까 계획중인 것도 있고.

루마니아, 맞은편 좌석에서- 라고 하는데.
두 연인이 있네. 뭐가 그리 피곤했는지 깊게 잠들지는 못하지만 나름 편하게 휴식을 취하는
모양새야. 그 와중에도 남자는 여자를 끌어안은채 있고, 여자는 남자의 어깨에 기대있어.
남자의 팔이 여자의 목을 조르는 모양새가 되어 여자가 좀 불편해 보이기도 하지만. 그래도
여자의 표정이 편안해 보이는건 남자에게 기대어 휴식하고 있기 때문일까.
'사랑' 이라는. 진부하다면 진부할 수도 있는 단어. '연인' 이라는. 오랜동안 쓰여 왔지만
그렇게 진부하게만은 느껴지지 않는 단어.

사용자 삽입 이미지
Zurich, Switzerland, 1953


"사진에는 새로운 종류의 조형성이 있는데 그것은 촬영 대상의 움직임에 의해
만들어지는 순간적인 윤곽의 생성이 있다. 우리는 마치 삶의 전개에 있어서
예감적인 방법이 있듯이 움직임의 조화속에서 작업한다. 그러나 하나의 움직임
속에는 그 동작의 과정에서 각요소들이 균형을 이루는 한 순간이 있다. 사진은
바로 이 평형의 순간을 포착해 고정시키는 것이다."


어떤 것이던 하나의 의미를 담으려면 Keyword가 있어야 하는게 아닐까. 그것은 곧 '주제'.
근데. 그게 참 힘들어. 지금껏 많은 사진을 찍어오고 있지만, 무언가 주제를 생각해서
사진에 담당던건 그다지 없었던 것 같아. 물론 무언가를 찍을때 직감적인 무언가를 감지
하고 직감에 의한 생각을 바탕으로 찍기는 하지만.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출사를 나가본
것도 손에 꼽고. 누군가는 일상을 담는 목적으로 사진을 찍는다고도 하지. 나 역시 마찬
가지지만, 사진 찍는 사람으로써 생기는 욕심이랄까. 그런것도 생기는 거니까.
주제를 생각하거나 담기도 어렵지만, 그것을 표현해 내기는 더욱 어려워. 그래서 간단하면
서도 어려운게 예술이라고 하는건가. 뭐어 예술이라고 규정짓는것도 조금 우습긴 하지만.

사진에서 제일 우선적으로 느껴지는 건 '여유'. 아마 스위스의 취리히호인것 같은데.
친구로 보이는 두사람이 공- 한 공간속에 나란히 있어. 주위엔 나무도 건물도 아무것도
없고. 그 바로 아래 지나가는 오리 한쌍. 물위에 둥둥 떠 있는 두 사람과 미묘하게.
어찌보면 직설적으로 조화를 이루고 있잖아.

사진이란 참 재밌어. 이 순간을 담아내는 힘이라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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