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랏사이'에 해당되는 글 1

  1. 2007.02.12 Brassai

Brassai

브랏사이가 처음으로 발간한 사진집 '밤의 파리'. 타이포가 찍혀있지 않은걸로 올리고 싶었
지만 영 찾을 수가 없어서 할 수 없이. 사진집을 사고 싶긴 하지만. 브랏사이의 첫 사진은
이게 아니면 안된다구.

Jazzotheque - Hands Of My Mind (Featuring Dave Grusin, Mark Douthit)

사용자 삽입 이미지
Les Escaliers de Monteartre, Paris, 1933

"명백히 드러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비가시적인 초월성을 잡아낼 것인가."


브랏사이. 으젠느 앗제와 스티글리츠가 같이 사진의 시인이라던가- 라고 불리우는 것처럼.
브뤠송이랑 조금 연관성이 있다고도 하지. 하지만 작품세계는 다르다는 것.
브뤠송은 사람과 사람사이. 혹은 사람의 다큐멘터리를 담으려 했지만. 브랏사이는 사람보단
사물. 사람이라도 사물과 연계된. 상황에 있어서 나름의 판타스틱. 이랄까. 그런걸 담으려
했던 사람이라고 생각해.

1899년 생인 브랏사이(예명)는 헝가리 출생이었어. 본명은 Gyula Halasz. 달리, 피카소와
동시대를 살아간 사람으로. 이 사람도 예술을 사진으로써 시작한건 아니었고. 기자로써
시작한 사진을 나중에 예술로써 다뤘던 사람.

사용자 삽입 이미지
Notre Dame from the Ile Saint-Louis, 1933

"늘 일상의 도시를 우리가 생전 처음으로 발견하는 것처럼 보여주는 것이다."


밤이란 시간은 그의 사진에 매혹적인 배경이자 주제였다고 해. 사실 카메라로 밤을 담는건
참 힘든일이야. 일반적인 취미로 사진을 하는 사람들이 밤을 담기 위해선 많은 것들이 필요
하지. 고감도 필름(필름 카메라의 경우). 삼각대. 유/무선 릴리즈. 스트로보. 기타 보조 조명
노출계. 정도 일까. 다른 필요한데 더 있을 지도 모르고. 하지만, 이런 장비들로 사람들이
주로 직는건 멋지고 쨍해보이는 야경. 빛이 8갈래로 갈라지고 건물들이 번쩍번쩍하며 각종
조명이 휘황찬란한. 마치 도시가 살아있는 '듯'하게 보이는. 눈부신 사진들.

브랏사이의 사진은 그렇지 않아. 브뤠송의 마인드와 공통점이랄까. 보조도구를 사용하지
않고. 사물의 있는 그대로를 담는다. 라는. 분명 목적과 생각에 따라 어느게 좋은 사진이다
옳은 사진이다 라고 정의내릴 수는 없겠지. 하지만 분명히 내가 끌리는 사진은 사물의 있는
그대로의 본질을 이끌어 내는 것. 혹은 사실 그대로 솔직 담백하게 담아내는 것. 그러기
위해선 제약도 많이 따르고 많은 시행착오가 따르게 되지만. 그럼으로써 더 가치있게
되는게 아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Giacometti in The Doorway of His Studio, Rue Hippolyte Maindron, 1948

"혼란스런 장면은 관중의 기억을 파고들지 못한다. 나는 늘 사진의 형식적인 구성이
주제 그 자체만큼 중요하다고 느낀다. 당신은 모든 과잉의 요소들을 제거해야만
한다.
당신의 철의 의지로 당신만의 시선을 이끌어내야 한다. 당신은 관중의
시선을 흥미로운
것으로 이끌어 내야 한다."


사진학에 있어서, 구도에 대한 설명중 사물의 배치에 따른 이론이 있는데. 화면을 9분할
해서 각 선이 겹치는 4개의 포인트를 기점으로 대상의 중심을 잡고 구성한다. 라는 내용이
있으며 이것은 1:1.618. 황금비율을 중심으로 고려한다- 라고 하는데. 글쎄. 그렇게 복잡히
구성된 사진이 정말 재밋을까. 싶기도 한것이. 뭐어 보기좋은 사진이 될 수는 있겠지만.
진정 작품으로서의 사진이 꼭 그러한 법칙을 따라야 한다고생각되지는 않아.

브랏사이는 두 눈 말고 그 이상의 눈이 있다는 평을 들었다지. 그건 사물을 꿰뚫어보는
나름의 시각을 얘기하는게 아닐까. 일상의 아무것도 아닌 평범함에도. 그런 소소함에도
특별함이 묻어있지 않을까. 그것은 내가 줄곧 찾고 생각하고 있는 '일상의 특별함'
어느정도 일맥상통 하는게 아닐까.

스토리가 있는 사진을 찍고 싶은 나지만. 그게 정말 어렵다는걸 잘 알아. 더욱이 연출된
사진이 아닌 생생한 삶의 순간에 스토리가 담겨 있는 그런것. 난 지금까지 만여장이 넘는
사진을 찍으면서. 10장 남짓밖에 찍지 못하지 않았을까. 어쩌면 그보다 적을지도 모르겠지.

사진의 사람이 익숙한 사람이 있으려나. 저 사람은 자코메티. 스위스 출생의 조각가.
알베르토 자코메티.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의 무대장치를 설계하기도 했다는데.
그의 작품은 바짝 마른 사람을 표현한 것들이 많은데.

잠시 자코메티를 짚어 보자면.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알베르토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

"벌레 먹어 구멍이 숭숭 뚫리고 회색 가루가 잔뜩 묻은 나무로 만들어진 작업실은, 석고
조각과 약간의 철사와 잡동사니, 미술재료상에서 사왔지만 이미 오래전에 색이 바래고만
회색의 캔버스로 갇그 차 있었다. 이 모든 것에는 먼지가 잔뜩 쌓여 있었다. 곧 쓰레기로
처분될 것 같아서 모든 것이 불안하고 붕괴되기 직전인데다 부패되어 아무렇게나 놓여
있었다. 그 작업실에서는 어떤 한 사람이 죽어가고 있으며, 스스로를 소모하면서 자신의
손으로 여신들을 만들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20세기 조형미술의 1인자로 불리는 자코메티에 대한 이야기야. 그의 자기 부정은
'긍정에 대한 탐색'이었고, 그가 궁핍파게 지내기를 좋아했던 것은 인생의 가장 큰 사치,
즉 정신적 자유를 누리기 위한 결심이었다고 해.

사용자 삽입 이미지

군더더기가 없이, 강렬한 외로움과 위태로움의 느낌. '존재의 무게감을 모두 덜어낸 길고
가녀린 조상(彫像)'으로 '절대적인 것애 대한 탐색'을 나타낸다고 해.

그의 작품을 보면 이 사람의 표정과 사진의 깊이. 명암에서 오는 인물의 상관관계와 표현
성이 보일거지만. 그런걸 배제하고 본다하더라도, 심연 깊이 있는 우울함이라던가 초조함.
그런것들이 보여. 사물이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사진임에도. 20%에도 못미치는 단 한
사람을 설명해 주고 있는 건. 이 사진이 갖는 특별함이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Miro Studying Graffiti, 1955

1956년 뉴욕 현대미술관에 전시한 '벽의 낙서'연작 중에.

아이가 즐거이 낙서한 사람은 아마 아이의 어머니 이거나 아이가 알고있는 아주머니의 모습
이겠지. 그걸 지나가면서 바라보고 있는 중년의 남성. 그 순간을 포착한 브랏사이.

아무것도 아닌 사물과 아무것도 아닌 사람에게 연결고리를 만들어 내는 순간이 아닐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Paris de Nuit, 1932

밤의 파리 연작 시리즈 중.
파리에 사는 누군가에게 파리에 살지 않는 다른 누군가가 브랏사이의 사진을 보고 물었대.
파리의 밤은 정말 이렇냐고. 이렇게 뿌연 안개 속에서 빛이 있는. 그런 도시냐고 파리는.
그러자 파리에 산다는 그 친구는. 단지 눅눅할뿐. 그래서 칙칙할 뿐이라고 대답했다는군.

사진의 힘이 그런게 아닐까. 쉽게 포착할 수 없는 순간을 포착하고, 사람의 눈으로는 인지
할 수 없는 빛과 시간의 상관관계 사이를 길게 늘어뜨려 담아내는.

'culture n design' 카테고리의 다른 글

Grand Mint Festival 2007  (3) 2007.08.09
의자는 잘못 없다.  (0) 2007.05.17
Bresson, Henri Cartier  (0) 2007.02.10
노다메 칸타빌레  (0) 2007.02.07
Musical Grease  (0) 2007.0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