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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09 안개 끼던 날.

안개 끼던 날.

여느때와 다름없는 출근길. 요즈음 강남으로 바로 가는 버스가 잘 오질 않아 아침마다
내 속을 썩인다.
The Vision of Escaflowne - Candle 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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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끼는 날은 차도 막혀. 앞이 잘 안보이니까는.
우리동네는 팔당호의 영향을 받는 지역이라서. 안개가 정말 심하게 끼는 날은 1m앞도 분간
못했을 때도 있었어. 거짓말이 아니라구. 그 때는 밤이었는데, 나 정말 좀비라도 튀어나오
는 줄 알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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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집 근처로 오는 성남으로 가는 버스를 타기로 하고는 기다렸지. 1년 365일 주황불만
깜빡이는 약간 무의미한 신호등. 언젠간 너도 필요할 날 있을거라 생각은 한다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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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을 기다리는건 퍽 즐거운일이 되지는 못하겠지. 삶을 위해. 살아가기 위해. 가족을
위해. 자신을 위해 움직이고. 아침일찍 힘겹게 일어나 버스타러 나오고.
자신의 일에 너무너무 만족해서 행복해 죽겠는 사람도 분명 있겠지마는. 대부분의 사람은
지루함과 괴로움을 짊어진채 노력해가는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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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저렇게 요리라던가. 무언가를 만드는 직업을 가진 사람은 그렇지 않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 보다 행복감을 더 느낄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조심스럽게 가져봐.
안그런 사람들도 많겠지만. 빵 냄새가 좋고 빵 맛이 좋고. 빵을 굽고 있을때 조금이라도
행복감을 갖게 되어 제빵사라는 직업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그래도 조금쯤은. 남들보단
일하는게 행복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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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이사해서 올라온 회사의 복도는. 낮은 층수의 옆 건물에 가려져 빛이 그나마 좀 덜
들어오는 그 복도와는 달리. 시간에 따라서 한껏 맛깔스런 빛을 바닥에 깔아놔. 거기에,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화분은. 칙칙하고 건조한 복도에 그나마 생명을 피우고 있어서.
보기 좋고- 좋아.

높은곳이 좋아. 전엔 그렇지 않았는데 막상 일터로 매일 생활하는 공간이 되다 보니까.
아래에서 열심히 움직이는 사람들을 지켜보고 있으니까 좋고 그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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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수 전문점이라는 곳에 갔었지만. 뭐어- 그다지 썩 맛있는 줄은. 인테리어도 그냥저냥.

일본식 라멘이 먹고 싶어. 국물 잘 우린 녀석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