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기억의 단편들 (1)

내가 썼던 카메라들은 뭐어- 그렇게 많지는 않았지. 잠깐 만져봤던 EOS5. 어쩌다 그냥 사서
쓰곤 했던 일회용카메라들. 몇달간 내 손에 있었던 PENTAX P50 + SMC 50mm F1.4.
그리고 내가 본격적으로 사진을 찍게 해준 Cannon G2.


이 사진들의 기록은 98% G2를 통해 찍은 사진들이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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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은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는 하늘 사진들. 그 무렵엔 하늘을 무척이나 좋아했었어.
그래서 어딜가든 꼭 하늘을 찍곤 했었고, 어떤때는 하늘만 찍으려 돌아다녔던 때도 있었지.
그렇게 하늘에 관심을 갖고 하늘만 보고 살고 하다 보니까. 그건 그거 나름대로 퍽 재미
있더라. 시시각각 바뀌는 모습. 바람에 흘러가는 모습. 나름의 형태를 갖고 어떠한 형상을
상상할 때의 즐거움.
사진을 보다 보면 발견할 수도 있을건데, 비행기를 닮은 구름도 있고 그래.
요즈음은 통 하늘에 관심을 두지 못했었는데. 옛 기억을 떠올리면서 앞으론 하늘에 좀 더
많은 관심을 가져보는게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드네.


난 사실. 단기 아르바이트는 그다지 해보질 못했어. 다들 흔히 한다는 신문돌리기 라던가.
패스트푸드 알바. 식당이라던가 카페라던가 PC방이나 노래방 이라던가. 하여튼. 보통
중고생들이 할 수 있는 그러한 것들은. 어째서인지 그다지 하게 안됐었었거든.
어쩌다보니 계약직으로 근무했던 곳들은 있었지. 계약직이라는 것도 아르바이트와 경계가
모호- 하긴 한데. 그래도 뭐랄까. 대우라던가 근무환경은 좀 다른 법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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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처음 두달가량 일했던 곳은 E마트 물류센터 사무직. 참 그다지 하는
일이 없던. 어설픈 일이었지. 그다지 새벽에 근무하는 일도 없었고. 지나치게 편했던 일
이었던 듯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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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는. 여기저기 참 많이 다니던 때였어. 동호회 활동도 꽤나 많이 했어서 사람들도 많이
만났었고. 그런 많은 만남이 있다 보니까 맨 가는곳이 거기서 거기고 하는것도 거기서
거기라는 느낌이 너무 강했지. 가면 갈 수록 어디서든 지루해 지더라. 이 곳은 COE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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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라는 공간은 나에겐 그다지 썩 즐거운 곳은 못됐어. 공부하고 싶고 일하고 싶은 것을
찾아 이 학교로 온거였는데. 지금이 아닌, 이 다음에 것에 너무 조바심을 낸 나머지. 별로
그 상태를 즐기지 못하고 자신의 무게에 혼자 압박감을 느껴 힘들어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종종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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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여기저기 많이 돌아다니던 그 시절에는. 몇 군데 마음에 들었던 곳이 있었서. 그 중
가장 마음에 들어서 요즈음도 자주 가는곳은 인사동. 그 다음은 남산. 마지막은 창경궁.
위 사진들이 창경궁에 처음 갔을때 찍은 사진들이었지. 생각보다 꽤 넓은 그곳에는 작지만
식물원도 있었고 나처럼 취미로 사진찍는 사람들도 있었고 전문 사진사들도 많았지.
아이들도 많았고. 날씨가 아주 조금만 더 풀리면 다시 가서 사진찍고 싶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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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에서 조금 벗어나면 삼청동이 있고. 삼청동과 인사동 사이에도 이런저런 화랑들이
있지. 그런곳에 거닐면서 찍었던 사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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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쁜짓인건 아는데. 그래도 남겨두고 싶고 가지고 싶은 욕심은 어쩔 수 없어서. 종종
전시회 가서 이렇게 훔쳐오는 일도 했었지. 하지만 찍어오면 기쁘다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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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사라진 남산식물원. 아쉬워. 아쉽다. 처음 사진을 시작한 곳이 남산이었는데. 그 중
에서도 남산식물원이었는데. 이렇게. 이쁜 것들이 많은데 말이지. 관람객이 적어서인지
어째서인지. 작년 10월을 기점으로 완전히 폐쇄. 세상에서 사라져 버렸어. 오래된 것들은
새로운 것들에게 밀려 뒤돌아서야 하는것이 인지상정일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쉬운건.
거기에 내 기억을 두고 왔기 때문일까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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