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한자락.

나윤선 - Ref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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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아닌 일상도 어느순간 문득 특별해 보일때가 종종 있어. 무심코 지나쳤던, 늘 봐
오던 그런 것들이 웬지 새로워 보이고. 그 것들을 지칭하는 명칭이 웬지 낯설게 다가올때.
내가 익숙하게 여기고 있던 사물은 강한 이질감으로 다가와 그동안 내가 알고 있던 그것이
아니게 되버리는 그런 순간. 삶이 특별하다고. 그 사물이 특별하다고 그 상황이 특별하다고
여겨지는게 아니라. 거부감으로 다가와 순간 조금 혼란스러워 지게 되지. 그리고는 다시끔
내 옛 기억을 떠 올려, 이것이 내가 그동안 알고 있던 그것인지 재차 확인해 보고. 아직 남
아 있는 이질감을 애써 지우며 익숙한 그것이라고 다시 한번 가슴속에 아로새기게 되지.

일상이란 그런것의 순환이라고 생각해. 신경쓰지 않지만 늘 새롭고 익숙한 것들의 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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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문득 특별해 보였던 이녀석. 셀 수도 없을만큼 지나쳤던 거리에 삐죽- 오랜시간 늘
서있던 이녀석이. 괜시리 새로워 보였어. 이녀석이 언제부터 여기에 있었던 걸까- 싶고.
목적과 이유는 알겠지만. 나름의 정체성을 가진채 서 있는 녀석이었을 건데. 늘 그냥 무시
하고 지나쳤었으니까. 그게 당연한거겠지만, 어쩌면 당연한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거든.

저녀석이 누구게? 맞추는 사람에겐. 뭔가 있을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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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저찌 일찍 퇴근을 한 날이라. 간만에 친구녀석을 만나서, 고기가 먹고 싶다고 찡찡거리
는 녀석을 이리저리 데리고 다니다가. 결국 자리잡은 곳이 골목에 이어지는 고깃집들 사이
였었어서. 호객행위에 이끌려 간곳이라 영 미덥지도 않았고. 숯불도 아닌 휴대용 가스렌지
위에 올려진, 야외에 먼지가 얼마나 쌓인지 알 수 없는 불판에서 구워지는 고기가 웬지 못
미더워서. 상을 차리는 아주머니를 뒤로한채 녀석을 데리고 다시 거리로 나섰지.

그러다 들어간곳은 일본식 라멘. 순대국을 먹느니 뭘 먹느니 하다 그냥 들어선 그곳은, 아
마도 예전 꽤나 오래전에. 신촌에 막 일본식 라멘집이 생겼을때 가봤던 그런류의 라멘집이
아니었나 싶어. 문득 도톤보리에서 먹었던 킨류라멘이 떠오르기도 했고. 해서 먹어봤지만.
역시나 한국식 일본 라멘. 좀 다른 맛이었다랄까. 다른건 모르겠는데, 꽤나 나름 입에 맞았
던 일본음식들이 종종 생각날때면. 다시 일본 가고잡다- 하는 생각이 들거든.

그렇게 대강 라멘과 규동으로 저녁을 해치우고 녀석을 데리고 간 곳은 바로 이곳.
간사이 오뎅. 몇몇 사람과 같이 오곤 했었던 곳이지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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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삶은 콩을 볼때마다 일본에서 갔던 일식 주점이 생각나. 그곳도 기본 안주로 저녀석이
나왔었는데. 잘 삶아서 꽤나 맛있었던 그녀석이 알고 보니 가격에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
살짝 억울해 했었는데.

간만에 오는 곳인데도 뭐 그다지 변한것은 없더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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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런 샐러드도 뭐. 샐러드는 썩 맛있진 않았어. 평범하다랄까. 야채도 그다지 신선하다-
싶은 정도는 되질 못해버렸었드랬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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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엔 히레사케를 먹었었고 또 뭘 먹었었더라. 이번엔 그냥 일본 정종. 뎁힌녀석으로.
친구녀석도 맛있다고 홀짝홀짝 잘 먹드마는. 정종은 처음 먹는거라던데. 뭐어- 먹을만 하
지 그냥저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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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기본으로 나오는 녀석. 향긋하고 담백한게 좋지만. 이것도 역시 일본에서 먹었던게
꽤나 인상적이었어. 엄청 쫄깃쫄깃 한게 맛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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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메인은 역시 간사이오뎅. 안먹어본 스페셜로 먹어볼까- 하다 배가 불렀던 관계로
그냥 보통으로 주문. 이것저것 꼬치라던가 뭐라던가. 다양하게 먹어봐야지- 생각은 했는데
어찌저찌 또 요걸 찾게 되더라구. 다음엔 정식을 먹어볼까나. 흐음.

회사 근처에 있는 '스시무라' 라는 곳이 나름 유명한곳 같던데. 여기 회나 먹으러 가볼까.
흐음. 초밥보다는 회가 땡기는 요즘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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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터 롤먹으러 가자- 롤먹으러 가자- 하던 녀석을 외면하고 있었는데. 여기서도 벽에
붙은 롤 메뉴판을 보다가 묻는말.

"근데 레인보우 롤이 왜 918이야-ㅅ-??"

918. 918.. 918..... -_-;;;;;; 이, 이봐-_-;;;; 918円 이겠니 설마-ㅁ-;; 918원 이겠냐 설마아.;;
뭐어 이해는 하지만. 그래도 제2외국어 일어 했다는 녀석이-_-;;;

해서 살포시 일본어 카타카나로. 로-루. ロ-ル. 라고 얘기해줬더니. 바로 부끄러워 하는
녀석=ㅅ=. 쩝.


뭐어 이래저래 시간이 가고 있지만. 좀 더 뜻깊은 시간이 되게 하려면 좀 더 노력해야겠지.
다음엔 더 맛있는 무언가를=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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